이토 준지가 그간 발표한 단편들 중에서 스스로 좋아하는 작품을 가려 뽑고, 이야기를 쓴 이유, 초기 플롯과 설정들을 공개한 작품이다. 사실 이토준지의 책을 대부분 소장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이야기는 하나도 없지만 그림이 수정된 것도 좋고 어떻게 이 이야기를 그려내게 되었는지 소개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특히 대중과 평단에게 무척 높은 평가를 받은 영원한 꿈은 다시 봐도 무척 훌륭한 작품이다. 만약 영원히 꿈을 꿀 수 있다면 인간의 유한한 삶은 무한히 확장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발상으로 시작된 만화는 영원히 살기를 바라는 인간의 심리와 꿈에 흥미를 가지는 심리를 잘 표현하였다. 또하나의 걸작인 글리세이드 역시 재수록되었다.기름기가 가득한 집, 폭발하는 여드름 고름이라는 혐오스러운 물질, 인육섭취 등 사람들이 꺼려하는 소재로만 가득한 단편은 마지막의 기름이 흘러내리는 아버지의 자해로 끝을 맺는다. 보면서 공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걸작단편집에 유일하게 수록된 새 이야기는 몇 편에 걸쳐 나왔던 무서운 여자 모델의 외전격인 이야기이다. 사진 찍히기 두려워하는 여자 모델, 그리고 그 사진처럼 맡은 비참한 결말. 이토준지의 대부분 소설이 그렇듯이 피해자는 아무런 죄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뜻밖의 재앙에 의해 파멸 당한다. 일본 문화에서 공포의 근원은 시도때도 없이 닥치며 선자든 악한자든 가리지 않고 내리는 자연재해에 기원한다는 말이 와닿는 단편집+책값이 다소 비싼 느낌이 있다
호러를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이끈 거장으로 평가받는 이토 준지그의 단편 베스트 콜렉션이토 준지는 소용돌이 토미에 이토 준지 공포박물관 시리즈로 널리 알려졌으며 최신작 마의 파편 을 비롯해 대부분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이미 명실상부한 호러 아이콘이다. 그의 신작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 은 400쪽에 가까운 대볼륨으로 모두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토 준지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던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의 이력 중 가장 뛰어난 단편들이 연대순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각 단편 뒤에는 작가가 집필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쓴 ‘자작해설’, 그리고 오래된 아이디어 노트에서 발췌한 메모와 러프스케치가 실려 있다. 자작해설에는 작품에 쓰인 아이디어의 원천과 원고를 그리던 때의 진솔한 정황이 적혀 있다. 아이디어 노트를 통해서는 본격적인 작화에 들어가기 이전의 스토리 초안과 작가의 고민을 당시의 육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또한 권말에는 이 책을 위해 새롭게 그린 짧은 단편 패션모델ㆍ저주받은 프레이밍 을 수록했다.기존 팬들에게는 리마스터링앨범이자 보너스 트랙이며, 작가와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훌륭한 입문서격인 이토 준지 자선 걸작집 은 ‘이토준지’라는 독자의 물음에 가장 정확하게 답한다. 작가이력의 정수만을 담아낸 이 책은 인간 내면의 근원적 공포를 예민하게 주시하는 감수성에서부터, 러브크래프트로 시작된 20세기 호러 장르의 거대한 조류까지 읽어내게 만든다. 이 위대한 ‘특이점’을 소장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
중고 레코드……5
자작 해설……39
오한……41
자작 해설……73
패션모델……75
자작 해설……107
목매다는 기구……109
자작 해설……171
꼭두각시 저택……173
자작 해설……233
화가……235
자작 해설……275
긴 꿈……277
자작 해설……309
조상님……311
자작 해설……343
글리세리드……345
자작 해설……377
오리지널 숏 스토리 패션모델?저주받은 프레이밍……379
후기……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