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엔가 읽다가 집어 치운 책인데, 지금 다시 읽으니정말 저자에게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편견과 무식때문에 그 진가를 못 알아보고 놓친 책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2년 전에는 이랬다.일단 저자의 약력에, 재야의 떠도는 이야기나 짜깁기해서 글을 쓰는 못미더운 블로거 필자같은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책 표지 디자인도 선정적인 야사만 소개한 그렇고 그런 일본 문화론이야기처럼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본문을 읽어보면 다른 일본문화책들과 확연히 다른 내용이, 다른 데서 못 접해본 내용들이 실려 있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는 것 같았고, 또 시간낭비일 것 같아 읽다가 치워 두었던 것이다.
그러나, 2년의 시간이 흐르고, 다른 분야의 일본 관련책을 읽다가 다시 잡아보니,
오, 이럴 수가! 다른 책 읽는 중에 궁금했지만, 다른 책에서는 깊이 있게 다루지 않고 살짝 언급하거나, 그냥 지나치는 내용들이 잔뜩 있지 않은가! 이런 이런,,,, 게다가 실제 역사서에 있는 내용이 기본인 이야기들이었다.
예를 들어 1장 음식 에서는 기본 이론서의 내용은 없지만, 도시락 싸간 다이묘가 체면치레하느라 굶는 이야기 등, 다른 책에서 못 접한 이야기가 있다. 처음에 읽을 때는 바로 그런 점이 싫었지만 이번에는 <에도의 패스트푸드>를 미리 읽었기에, 기본 고증이 되어 있는 내용임을알 수 있었다.
2장 생활 에서는일본 역사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나가야(長屋)에 대해관리인 오오야의 권리와 의무 등 보다 생활에 밀착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고,에도의 서민들은 이불을 덮지않고 커다란 저고리처럼 생긴 요기(夜着)을 덮었다(94쪽 그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오랜 궁금증이 풀렸다. 그동안 우키요에를 보면 사람들이 커다란 옷을 덮고 자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여 도대체 저건 뭔가, 싶었다. 또한 역사 소설에서도 잠이 든 사람에게 솜을 둔 잠옷 을 덮어준다는 대목이 자주 나오는데, 이 책 덕분에 이해가 되었다.
3장 오락 에서는 서민들의 여행 부분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우키요에도 소개하는데, 다른 책에서는 스즈키 하루노부의 <오센의 차야> 의 주인공이 가사모리 오센이다, 정도이지만 이 책은 오센이 어떤 사람이고 이후 어디로 시집갔는가까지 말해준다. 또, 그동안 왜 같은 화가인데 어떤 책에서는 안도 히로시게로 나오고, 어떤 책에서는우타가와 히로시게로 나오는지도 나는 궁금했는데, 이 책에는 그 이유도 나와 있다.
4장 사랑 부분에서는그동안 궁금했던 요바이(夜這)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일본의 요바이 문화는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에 살짝 언급되지만 그 전모를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읽고 있는 <료마가 간다>의 1편에서도 청년 료마가 고향에서 요바이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책 덕분에 그 문화가 더욱 이해가 되었다. 또한 영화 <사쿠란>에서 궁금했던 요시와라(吉原) 유곽의 문화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5장 바쿠후(幕府) 의 역대쇼군들 소개는 정식 역사서에 비해실망스럽지만,산킨코타이(參勤交代)제도 부분 설명은참 내용이 충실하다. 다른 역사소설 등에서 주석으로 조금 달린 내용에 갑갑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6장 의협 에서는 주신 구라(忠臣藏) - 아코(赤穗)의 47인의 방랑 사무라이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일본 문화와 민족성에 늘 언급되는 사실이라, 이렇게재미있고 길게 소개받으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 모든 재미있는, 다른 책에서는 읽을 수 없는이야기들에 저자 모로 미야가 직접 찍은,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사진까지 있으니 더욱 좋다.
사실 연대순으로 나온 정식 역사서만으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정서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딱히 전공 논문 쓸 목적이 아닌, 나 같은 취미 독자라면 이런 책으로 에도시대 사람들의 삶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더군다나 일본 역사소설이나 사극영화 보기를 좋아한다면, 이 책 덕분에 보다 풍부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책이건 사람이건 오래두고 겪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나보다.
(그래도 책 표지 디자인은 좀 바꾸었으면 좋겠다!)
2006년 겨울 현재 일본에서 ‘신도쿄타워’를 에도 시대 일본의 분위기를 살려 추진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한 것을 보면, 일본인들의 에도 시대에 대한 열정과 향수가 강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대체 에도 시대가 무엇이기에 현대 일본인들은 에도 시대를 그리워할까? 에도 일본 은 에도 시대 사람들이 복어를 즐긴 미식 문화, 요바이 같은 성생활, 일본의 국기인 스모, 요시와라 유곽,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바쿠후 가문, 주신구라의 47인 사무라이, 이즈미야 괴담 등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비쥬얼이 강조된 컬러사진 자료들이 풍부해서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에도 일본 은 현대 일본의 음식 문화, 영화, 성문화, 기모노, 가부키 공연, 사무라이 정신 등을 이해하는데 든든한 초석이 된다. 현대 일본 문화의 토대가 된 에도 시대의 일본을 알면 현대 일본과 일본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일본과 상호 문화 교류가 쌍방향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1장 음식 : 飮食
‘인스턴트 음식’의 도시 / 에도의 미식 / 복어, 그리고 몰래한 사랑 / 장어와 다이코쿠(大黑) / 보탄나베(牧丹鍋)와 모미지나베(牧丹紅葉鍋) / 도시락이 쓰다는 것을 누가 알아주리 / 쇼군의 식탁
2장 생활 : 生活
기모노 / 여인의 천성 / 나가야(長屋) / 오오야의 권리와 의무 / 에도 사람들의 기질 / 데라코야(寺子屋)
3장 오락 : 娛樂
원예 / 샤라쿠(寫樂)는 누구인가? / 다도 / 스모 / 서민들의 여행
4장 사랑 : 情色
에도 시대의 연애 / 날 사랑합니까? - 첫사랑 / 날 사랑합니까? - 요바이(夜這)편 / 날 사랑합니까? - 슈도(衆道)편 / 날 사랑합니까? - 신쥬(心中)편 / 색도(色道)의 시조, 요시와라(吉原)
5장 바쿠후 : 幕府
역대 쇼군들 / 산킨코타이(參勤交代)
6장 의협 : 義俠
주신 구라(忠臣藏) - 아코(赤穗)의 47인의 방랑 사무라이
1. 에도성에서의 칼부림 2. 가신 구라노스케의 결심
3. 주군에 대한 복수 4. 47인 사무라이의 최후
5. ‘다쿠미노카미 사건’의 진실
7장 괴담 : 怪談
한시치토리모노쵸(半七捕物帳) 「간페이(堪平)의 죽음」
-오카모토 기도(岡本綺堂)
1. 의문의 죽음과 어머니의 원한 2. 죽음에 대한 의혹들
3. 사건의 단서 4. 죽음의 진실
부록 1 에도 시대 천황의 연호 및 서력 대조표
부록 2 에도 시대 역대 도쿠가와 바쿠후(德川幕府)의 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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