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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이웃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지나치기 쉬운 많은 것들 속에도 애정을 갖고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이야기와 감동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권의 책을 접하면서 아이들이 일과 직업 그리고 이웃에 대한 소중함,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어 참 좋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이번에 접하게 된 책은 20번째 이야기 특수학교 선생님에 대해 다룬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이지요. 특수 학교 선생님이 화자가 되어 이끌어가는 이 이야기는 저자의 동생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하네요. 또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소영이의 이야기는 저자가 직접 겪은 일을 담았다고 하는데, 저자는 그들을 취재하고 함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교실은 2학년 2반입니다. 교실에는 수업 때 쓰는 블록, 아이들이 우유갑을 쌓아서 만든 성이 있고, 사물함에는 글자를 모르더라도 제 사물함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아이들의 사진이 붙어 있네요. 8시 50분, 아이들이 올 시간이 되었습니다. 2학년 2반 아이들은 몸이 불편하거나 배우는 게 느리며, 마음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기 때문에 특별한 돌봄과 꼭 맞는 교육이 필요하지만 사랑스러운 것만은 세상 모든 아이들과 똑같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책을 좋아하며 혼잣말을 자주 하는 준석이, 줄 맞추기나 성냥 쌓기를 아주 잘하는 경선이, 질문하는 걸 좋아하는 민호, 마음속 방에 들어가서 생각하기를 좋아해서 말을 잘하지 않으며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는 소영이, 눈이 잘 안 보이고 소리도 잘 안들리지만 혼자 힘으로 하고 싶어하는 수빈이, 친구들한테 노래를 불러주는 소진이,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몇 번이든 반갑게 인사하는 경아,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가끔 휠체어를 타지만 어디든 다니고 싶어하는 채린이, 기분이 좋으면 박수를 치는 진규가 바로 2학년 2반의 아이들입니다.     쓰고 읽고 셈하는 것만 공부가 아닌 이곳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늘려 가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선생님이 도와주지요. 늘 학교 버스 5호 차를 탔는데, 오늘은 3호 차를 타서 불안한 경선이의 불안한 마음을 알고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다독여주고, 아이들에 맞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르치지요. 교실을 가게처럼 꾸며 아이들이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과 약속을 배우도록 하고, 새로 온 방과후 선생님 때문에 두려워하는 소영이의 마음을 알고 다독여주기도 합니다. 수업이 끝나 아이들이 집에 갈 준비를 하는 동안 선생님은 아이들마다 다 따로따로 알림장을 써서 학교에서 어땠는지 부모님께 알려드리고,  아이들이 돌아가면 수업 자료를 만듭니다.     가끔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을 함부로 대할 때가 있어. 그럴 때는 정말 속상해. 하지만 나랑 아이들은 웃으면서 힘을 내고 있어. 우리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어울려 살면 좋겠어. (본문 46p)   2학년 2반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과 약속을 배우는 것처럼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장애인을 대하는 법, 그들과 더불어 사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수학교 선생님의 하루 일과를 아주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우리 이웃이 하는 일을 배울 수 있었던 점도 좋았지만, 이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법, 이웃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 더 뜻깊은 내용이었던 거 같아요. 특히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취재하면서 있었던 일, 그들과 만나면서 느꼈던 마음들을 기록한 내용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책은 재미난 이야기와 따뜻한 그림을 통해 일과 사람 그리고 이웃과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일과 사람> 시리즈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이 우리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하고, 특수학교 선생님을 꿈꾸고 관심있는 친구들에게는 그 꿈으로 한 발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는 좋은 시간을 주지 않았나 싶네요. 유익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였습니다.   (이미지출처: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본문에서 발췌 / 도서제공 : 알라딘 신간평가단)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 가르치며 배우는 선생님 이야기! 사람들은 특수학교라는 말에서 무엇을 떠올릴까요? 선한 사람이라면 가여운 장애 학생들과 헌신적이고 천사 같은 선생님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성이 고약한 사람이라면 아마…… 더 말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는 특수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이야기입니다. 여느 학교의 교실에서처럼 선생님이 가르치는 교실에서도, 선생님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웁니다. 교육 내용과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특수학교 아이들은 몸이 불편하거나, 배우는 게 느리거나,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서툽니다. 보통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을 이 아이들은 하나하나 천천히, 끈질기게 배워야 합니다. 선생님은 아이들 하나하나를 파악하여 그에 맞는 교육을 합니다. 선생님의 일과는 학교 버스 타고 오는 아이들을 마중하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아이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인사합니다. 실내화를 잘 갈아 신게 돕는 것도 수업이고, 숟가락으로 밥을 먹게 하는 것도 수업입니다. 오줌이 마려운데 마렵다는 표현조차 못 하는 아이에게는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해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색깔 이름도 가르치고, 가게에 가서 과자를 사 오는 것도 가르칩니다. 마침내는 아이들이 혼자서 해내도록 가르치고 돌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가르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다리를 못 쓰는 아이를 제 발로 걷도록 가르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서도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입니다. 사실 선생님이 하는 일은 일반 학교 선생님들보다 몸도 마음도 힘들어 보입니다.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해 보입니다. 작가 김영란은 취재를 하면서 그런 선생님들을 관찰하고 또 선생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 깊은 교감이 형성되어 있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 아이를 돌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울 뿐 억지로 힘내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선생님들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취재에만 열중했습니다. 그 열정과 정성으로 선생님과 아이들이 공부하며 교감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아이들 말소리,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명랑한 글과 마음결이 느껴지는 섬세한 그림으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사랑스럽게 드러냈습니다. 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살려 냈습니다. 아이들이 세상 사람들과 웃으면서 어울려 지내기를 소망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꼭꼭 담았습니다.어린 독자들은 이 책에서 불쌍하거나 귀찮거나 무서운 아이들이 아니라, 자기들처럼 웃기도 울기도 하면서 배우며 자라는 장애 아이들을 만날 것입니다. 피곤에 지친 선생님이나 천사 같은 선생님이 아니라, 때로는 실수도 하고 꾸중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날 것입니다. 책 뒤 부록에서는 어린이들이 장애 어린이를 만났을 때 궁금해 할 법한 일들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레의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소개했습니다. 또, 선생님이 쓴 일기를 실어서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